3라운드 / 페로비질룸 : 배신과 절망(Betrayal and Frustration)
뮤니스 페룸의 부식과 오멕스 마그니피카의 패배 이후, 제국 지휘부는 전 병력을 페로비질룸의 소행성 요새로 퇴각시켰다. 이 곳에는 메탈리카 성계와 외부 성계 사이에 통신을 가능케하는 아스트로패스 통신소가 위치해 있고, 물리적인 워프 통로가 차단되어 있는 상태에서 이 곳이 유일한 연락 통로였기 때문에, 제국 지휘부에게는 메탈리카 행성 자체 만큼이나 중요한 지점으로 간주되었다. 하지만 데스 가드 병력들이 이 소행성 요새로 들이닥쳤을 때, 대부분의 아스타르테스 챕터들은 이 곳에 없었다. 제조장관 클랭의 지시로 기계교를 포함한 대부분의 병력은 메탈리카 행성으로 퇴각했고, 아스타르테스 또한 이 전략에 동조했다. 이제, 아스트로패스 통신소를 수호하는 것은 몇몇 나약한 인간들 뿐이었다.
네메시스 특전여단이 오멕스 마그니피카에서 퇴각해 아스트로패스 통신소 최종 방어선에 도달했을 때, 기계교와 아스타르테스 챕터, 소로리타스 수녀단 등 대부분의 병력들은 메탈리카 행성으로 퇴각한 상황이었다. 인퀴지터 이그나티우스는 사이킥 능력을 통해 곧 거대한 무리의 데스 가드 무리가 전장에 도달할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재빠르게 차량에서 병력들을 하차시키고 참호로 배치시키기 시작했다.
건물들 사이 사이로, 골목과 골목을 거쳐 죽은 자들의 무리가 끝도 없이 참호를 향해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이에 병력들이 투입 및 배치될 시간을 벌기 위해 타우록스 프라임 차량들이 전선 전방으로 달려나갔다. 이들은 타우록스 개틀링 캐논의 화염을 발하며 다가오는 폭스워커 무리의 몸뚱아리에 구멍을 뚫고 쓰러뜨렸다.
하지만 죽은 자들은 쉬이 죽지 않았고, 이들의 뒤에는 거대한 워프의 악마가 지독한 워프의 역병을 풍기는 악마 대공, 스카비투스 바일본이 이들을 이끌고 있었다. 그는 거대한 헬포지드 스워드와 마름즙 뿌리개를 들고 친히 적들을 맞이했다. 죽은 자들이 차량의 앞을 막아서는 사이, 터벅터벅 적들에게 다가선 악마 대공은 대검을 휘둘러 차량을 두 동강 내버렸다. 그리고 곧 역병 바람이 덮쳐 왔다. 이그나티우스는 이 역병 사이킥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온 정신을 사이킥 방어에 집중했고, 거대한 방어막을 형성해 아군을 보호했다. 하지만 두동강 난 차량에서 녹색빛 연기가 피어오르자, 제국 병력들 사이에 퍼져나가는 좌절감 마저 막아내지는 못했다.
"(지직거리는 소리)이오탄 고르곤, 알파 투 델타 딥스트라이크 완료...(지직)"
그 때, 복스에서 지직거리는 소리가 이어지더니 푸른 빛 섬광과 함께 다수의 이오탄 고르곤 9연대 소속 병력들이 텔레포트 되기 시작했다. 이들은 도착과 함께 플라즈마와 멜타의 불꽃을 폭스워커들에게 퍼붓었다. 이에 대부분의 죽은 자들이 화염에 불타 쓰러졌다. 엘리트 분대 또한 악마 대공의 지근거리까지 다가가 멜타를 퍼부었지만, 스카비투스는 간단한 손동작으로 사이킥 바람을 일으켜 적들의 공격을 무마시켰다. 악마 대공은 큰소리로 웃으며 불길한 마름즙이라는 이름의 역병 뿌리개를 쏘아대기 시작했다.
이 후방 침투 공격으로 대부분의 폭스워커들이 제거되었지만, 이들은 그저 총알받이일 뿐이었다. 쓰러져가는 폭스워커들 뒤로, 어마어마한 양의 플레이그 마린들이 느릿느릿 참호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참호 속 병사들이 가진 모든 것들을 적들에게 쏟아냈지만, 역병 파리 떼가 적들을 감싸고 있어 쉽게 쓰러지지도 않았다. 반복되는 종소리와 함께 역병 전사들이 조금씩, 조금씩 제국 병력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플레이그 마린들의 탄환에 쓰러진 제국 병력들은 고통을 호소하다 눈을 감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눈을 떴다. 이들은 이제는 제국이 아닌 카오스의 종으로서, 가장 가까운 제국 병사들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참호 밖에선 역병 전사들이 다가오고, 참호 안에서는 쓰러진 아군들이 적이 되어 동료를 덮쳤다. 인퀴지터는 테인티드 소드를 휘두르며 다가오는 데스 가드의 무리들을 쓰러뜨리며 사이킥 공격을 가했지만, 모든 적들을 막아내는 것은 무리였다. 제국측 병력들이 하나하나 쓰러지자 화력은 점점 더 줄어들어갔다.
참호 안팎으로 라스건과 볼터, 강력한 배틀 캐논과 역병 수류탄 무더기가 쏟아졌다. 적 하나를 제거하면 또 하나가 그 자리를 대체했고, 이에 지친 제국 병사들은 하나둘 쓰러져갔다. 악마 대공이 대검을 가로로 휩쓸자 칼이 닿기도 전에 수 명의 제국군들이 독한 역병 냄새에 녹아 내렸다. 적들은 끝이 없었다. 멈출 수 없었다. 이길 수 없었다. 그 어떤 화염도 이들에게는 소용이 없었다.
하지만 네메시스 특전여단은 쉬이 포기하지 않았다. 제국의 천사들이 자신들을 버렸을 지라도, 굳건한 제국의 방패로서의 역할을 끝까지 해낼 것이었다. 인퀴지터는 신성한 아퀼라를 높이 들어올려 병사들을 하나로 뭉쳤다. 아퀼라가 내뿜는 빛에 지쳐 쓰러졌던 병사들은 다시 일어나 총을 잡을 힘을 얻었고, 적들은 쉬이 다가갈 수 없었다.
하지만 로드 고다리온은 황제와 제국의 상징이 부패하리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페로비질룸은 카오스의 발 아래 쓰러질 것이었다. 그리고 그 자신은 너글 신의 축복을 받아 새로운 은혜를 받을 것이었다. 카오스 로드의 웃음소리가 전장 전체에 울려펴졌다.
결 과
네메시스 특전여단이 분투했지만, 결국 페로비질룸 최종 방어선은 데스 가드에 의해 무력하게 뚫려버리고 말았다. 죽음의 무리가 방어선을 넘어서자마자, 제국 측에서는 대규모 이탈이 이어졌고, 결국 아스트로패스 통신소를 빼앗기는 지경에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네메시스 특전여단은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켰으나, 끝내 인퀴지터 이그나티우스의 판단 하에 전면 퇴각 작전을 수행할 수 밖에 없었다.
페로비질룸은 곧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카오스 무리를 따라 요새와 도시들에 침투한 진스틸러 컬트 무리는 금새 남은 제국 측 커뮤니티에 뿌리를 내렸고, 결국 페로비질룸은 안팎에서 적들에 시달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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